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을 때, 혹은 지적 허영심을 충족하고 싶었을 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지름신이 강림하여 소비함으로써 영혼이 위로 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때에 질러놓고 읽지 않고 있는 책이 몇권 있다.
사실 내가 가진 모든 책 중에서 하나 하나 살펴보자면 그런 책이 꽤 많을테지만 그것들 중에서도 가장 내 가슴을 후벼파는 존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조르주 뒤비와 필립 아리에스가 얶은 사생활의 역사 세트(전 5권)와 제프리 버튼 러셀의 악의 역사 세트(전 4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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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가 있다보니 들고 다니면서 읽기도 힘들고, 당장 급하게 읽어야할 혹은 새롭게 관심이 간 책들에게 밀려서 결국 마음의 짐으로 남고 말았다.
그렇다고 저 두녀석을 먹어치우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데, 악의 역사의 경우 1권은 다 읽고 2권 중간쯤에서 주저앉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화장실에 놓고 봤었는데 책을 읽다가 다리가 저려서 쓰러질뻔 했던 기억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아주 재미가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아무리 읽어도 끝이나지 않는다. ;;;)
사생활의 역사의 경우는 침대에서 자기 전에 읽다가 가슴에 올려놓은 책 무게에 호흡 곤란을 일으켜 악몽을 꾼 이후로 책꽂이행이 되었던 것 같다.
독서 패턴은 점점 먹고 사는데 필요한 책으로 수렴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삶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은 책을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조바심이 날 지경이 된지 오래다.
앞으로 별일 없는 한 주말에는 함께 책을 읽기로 했는데(그래서 블로그의 카테고리에도 책 항목을 만들게 되었다), 일단은 위의 두 녀석을 해치우고 나서 다음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
사실 이 글은 실질적인 내용은 전혀 없는 뻘글이지만... 이렇게 적어놓으면 나중에 가서 딴소리는 못하겠지 싶어서 쓰는 것이다.(나는 스스로에게 설득당하는 재주가 있다. ㅠㅠ)
올해 말까지는 다 읽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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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2013/10/30 10:49내게도 악의 역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