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아침

2009/09/24 13:36 / Diary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물론 전문 작가처럼 글을 쓴다는 말은 아니다. 뭐랄까 몸에서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써 내려가는데, 읽으면 공감하게되는 글?

내 글은 그렇지 않다. 우선 생각하고, 정리하고, 이것 저것 고치고 다듬어서 네모 반듯하게 올려놓는다. 올려놓은 다음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색도 좀 칠해보고, 감정이 넘친 부분이 거슬린다 싶으면 좀 닦아내기도 하고 ......

내 글은 어린시절 선생님에게 검사 받기위해 쓰는 일기같은 그런 글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주변사람들로부터 자주 듣는 핀잔 중에 하나가 전화를 받을 때면 목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전화가 오면 나도 모르게 한 톤정도 음을 낮춰서 받곤 하는데, 언제부턴가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버려서 이제는 고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편지를 쓰고, 전화를 하고, 대화를 하는 모든 것 그러니까 나 자신을 외부로 알리는 일련의 행동들에 언제부턴가 어색한 가면을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에



우울한 아침.

2009/09/24 13:36 2009/09/24 13:36
Posted by Jackar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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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란 그런 것이다. 애초부터 만나지 않았다면 모르되,

이미 한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자리는 이별과 함께 공백으로 남게 돼 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그럼 그 공백의 자리는 원래 무엇을 채우고 있었던가.

우리는 이별 뒤에 비로소 그런 물음을 던지며 떠나간 사람이 자기 삶에

무엇이었나를 가늠하게 된다.

사람은 이별 뒤에야 갑자기 겸허해진다.

떠난 사람은 그래서 운명이 되는 것이다.



임영태의 소설 비디오를 보는 남자의 한구절입니다.

물론 책갈피도 꽂아놓고, 수첩에 적어놓기도 했던 부분이긴 합니다만, 지금와서 갑자기 이 부분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네요.

오래전 떠난 사람을 여전히 잊지 못해서? 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떠나서? 음.. 역시 아닌 것 같구요.

아... 최근에 떠난게 있긴 하군요.

그 놈이 절 기억해 줄까요?

서울아 ...... 잘 있지?

2009/09/23 19:43 2009/09/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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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연을 쫓는 아이를 봤습니다.

영화화도 됐었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도 그렇고 '아.. 성장소설이겠구나...'라는 막연한 느낌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영화화 됐다는 것을 알았으면 책을 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칙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영화화된 원작소설의 경우는 잘 읽지 않는 편이거든요.

소설은 재미있었습니다. 외국 소설을 잘 읽지 못하는 제 개인적인 한계를 극복 할만큼 재미있었어요. 특히나 아미르의 이야기와 파키스탄의 전통, 풍습, 음식, 역사적 사건 등이 잘 균형잡혀 두 개의 축으로 소설을 이끌어나가고, 적절한 시간의 흐름(사건의 전개가 급박하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속도감을 느끼게 하더군요)과 몇 번의 충격적인 반전들이 소설을 보는 내내 시간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이 소설 덕분에 하늘이 두쪽나도 이제는 12시 전에 자겠다던 맹세를 몇 번이나 어겼습니다. ^^)

이 소설이 할레드 호세이니의 첫번째 소설이라는 것이 저를 설레이게 합니다. 이런 설레임은 오래 전 떼시스를 보고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에게 느꼈던 감정하고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음엔 또 어떤 작품으로 날 뒤흔들어 놓을 작정이냐! 라는 느낌? 뭐랄까 감동이나 환희와는 좀 다른 ... 고요하게 가라앉았던 마음이 출렁하는 느낌이랄까? 멀미 같은 울렁거림이면서도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 스페인의 영화감독, 1996년 떼시스로 데뷔한 후 '오픈 유어 아이즈', '디 아더스'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2009/09/18 14:27 2009/09/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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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ia 2009/09/18 14:44  Modify/Delete  Reply  Address

    꺄아악 떼시스~~~
    꺄아악 꺼어억

최승호 - 멍게

2009/09/12 16:28 / Poem

멍게


멍청하게 만든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지워버린다.

멍게는 참 조용하다.
천둥벼락 같았다는 유마의 침묵도
저렇게 고요했을 것이다.

허물덩어리인 나를 흉보지 않고
내 인생에 대해 충고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멍게는 얼마나 배려깊은 존재인가?

바다에서 온 지우개 같은 멍게
멍게는 나를 멍청하게 만든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생각을 지워버린다
멍!

소리를 내면 벌써 입안이 울림의 공간
메아리치는 텅빈 골짜기
범종 소리가 난다.
멍.


얼마 전, 그로테스크라는 제목의 시집을 샀다. 샀었다. 사기만 했다.  '참 오랫만이네...'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 무색하게도 서울 집 책장 한구석에 꽂혀있다. [아랫쪽 일상이 정리되는대로 이것저것 가지고 내려와 실컷 읽어야지 목록] 의 첫번째 페이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까?

이제 슬슬 바람 냄새도 차가워지는 계절이고, 옆구리에 책 하나 끼고, 커다란 나무 밑 평상에서 하루종일 책이나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건 너무 큰 꿈인걸까?

2009/09/12 16:28 2009/09/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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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ia 2009/09/18 09:07  Modify/Delete  Reply  Address

    글씨를 언제 바꾼거야? 이 글씨는 뭘까...
    내 존경하는 선생님 성함이 "이승호"샘인데 말이지
    샘도... 시집을 냈었어.. 동무들과... :)
    그냥.. 그렇다는...?

    • Jackaroe 2009/09/18 14:29  Modify/Delete  Address

      이 폰트는 한겨레결체, 선배한테 폰트가 있었나보네 내가 보기엔 괜찮은데 다른 사람 눈에는 어떤지 모르겠네.

어머니의 당부

2009/09/06 17:43 / Diary
익산에 내려와서 뭔가 이것저것 부족한 (베게 없음 = 숙면 없음) 첫날 밤을 보내고, 동네 지리도 익힐 겸 이 곳 저 곳을 돌다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집을 구해야하는 상황이어서 부동산도 기웃기웃..
 
그러던 중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됐습니다.
 
"아들아.. 너도 알다시피 내가 개봉 집을 산다음 얼마나 후회를 했더냐.. "로 시작한 어머니의 말씀은 끝이나지 않았고, 약 5분간의 말씀을 요약해보자면.
 
비싸더라도 살기가 좀 불편하더라도  집 값이 오를만한 곳을 사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다시 5분여의 시간이 지나고, 통화를 끝내시는 어머니의 한마디.
 
"아들아! 무조건 역세권이다.. 알았지?!?!"
 
.
.
.
.
.
.
 
어머니.. 익산엔 전철이 없어요.. ㅠㅠ
2009/09/06 17:43 2009/09/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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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ia 2009/09/07 14:08  Modify/Delete  Reply  Address

    Haha

    • Jackaroe 2009/09/13 13:14  Modify/Delete  Address

      음... 11월 초쯤 아마도 회사 근처의 20평 초반의 아파트를 하나 구하게 될듯 싶네.

      이래저래 일이 꼬이고 있어서 어찌될지는 또 지나봐야 알겠지만, 뭐 기숙사 생활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 컴퓨터가 없으니 오히려 책 보는 시간도 늘었고, 가끔 산책삼아 운동도 하고.

  3. whjii 2009/09/08 08:13  Modify/Delete  Reply  Address

    화이팅이야! ^^

    • Jackaroe 2009/09/13 13:13  Modify/Delete  Address

      감사감사...

      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파.. -_-
      (일주일만에 박카*를 두박스 먹었어. -_-)

      매일 밤마다 자전거~!!!! 를 외치다가 잠이들곤 해.

      다음주에는 좀 무리를 해서라도 자전거를 가지고 내려올까 싶네.